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배드 지니어스 감상

by skajwl 2025. 3. 25.

영화 《배드 지니어스》를 처음 봤을 땐 “컨닝에 관한 영화가 뭐 이렇게 긴장감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보고 나서 완전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이건 단순히 ‘컨닝을 잘하는 천재’ 이야기가 아니라, 불공평한 세상에서 똑똑한 아이가 살아남기 위해 ‘시스템을 이용하는 이야기’였어요.

 

주인공 린(Lynn)은 수재 중의 수재예요. 공부는 완벽하고, 성적은 항상 만점. 하지만 가난한 집안 사정 때문에 명문학교 장학금으로 입학하고, 친구들의 컨닝을 도와주며 돈을 벌게 돼요. 처음엔 그저 학창 시절의 말도 안 되는 계획처럼 보였지만, 그 치밀함과 시퀀스 구성, 시계처럼 돌아가는 컨닝 작전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어요.

 

특히 영화 후반부 STIC 시험 컨닝 작전은 마치 ‘첩보 영화’나 ‘도둑 영화’를 보는 듯한 긴박감이 있었고, 감독의 연출력도 정말 대단했어요. 시험지를 외워서 전송하고, 피아노 코드로 답을 알려주는 장면은 창의성과 스릴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었죠.

똑똑한 애가 착하다는 보장은 없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이 영화가 _‘천재는 착하다’_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무너뜨린다는 거예요. 린은 분명 똑똑하고, 상황 판단이 빠르며, 때로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냉정해요. 하지만 그녀는 정의롭지도 않고, 선의의 선택만 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녀의 선택은 언제나 현실적이고, 생존적이죠. 친구들의 컨닝을 돕는 것도 결국은 생활비 때문이고, STIC 시험 작전에 뛰어드는 것도 더 많은 돈 때문이에요. 그런데 흥미로운 건, 그런 선택이 무조건 나쁘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점이에요. 왜냐하면 린이 처한 현실이 우리 사회의 불공정함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죠.

 

영화는 린이 윤리적으로 잘못됐다고 단죄하지 않아요. 대신, 그녀의 감정 변화와 갈등을 깊이 있게 다루면서 “우리는 정직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요. 그 질문은 관객의 마음속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아요.

배드 지니어스가 전하는 메시지: 머리보다 중요한 것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가장 강하게 남은 감정은 씁쓸함과 안타까움이었어요. 린은 모든 걸 가졌지만, 결국 다 잃고 말아요. 지식, 명석한 두뇌, 전략적 사고... 하지만 결국 그녀는 양심과 윤리 사이에서 무너지고, 무언가를 지켜내지 못한 채 무너져요.

 

이건 우리 사회가 천재들에게 기대하는 ‘성과’만을 향한 강박과 경쟁의 구조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해요. 영화 후반, 린이 눈물 흘리며 컨닝 사건을 고백하러 가는 마지막 장면은 마치 속죄하듯 담담하면서도 뭉클하게 다가왔어요.

 

그리고 이 장면은 단순한 ‘범죄의 대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의 방향을 되찾아가려는 용기’를 그려낸 것처럼 느껴졌어요. 더 이상 누군가를 위해 컨닝하지 않고, 자신을 위해 진짜 길을 찾으려는 모습이요.


간단 정리

항목 내용
영화 제목 배드 지니어스 (Bad Genius)
개봉 연도 2017년
감독 나타우트 푼피리야 (Nattawut Poonpiriya)
장르 범죄 스릴러, 청춘 드라마
주요 인물 린(천재 소녀), 뱅크(또 다른 천재), 그레이스, 팟
핵심 소재 국제 시험(STIC) 컨닝 사건
주제 교육 불평등, 윤리적 딜레마, 생존 전략

결론

《배드 지니어스》는 “공부 잘하는 아이가 주인공인 드라마는 지루하다”는 편견을 완전히 깨버린 영화였어요. 단지 똑똑하다는 이유만으로 겪어야 하는 불공정한 현실, 그리고 그 속에서 윤리와 생존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한 소녀의 이야기.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더 뜨겁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지금도 우리 사회 어딘가에 린 같은 학생들이 있을지 몰라요. 그들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지식이 아니라, 정직하게 살아도 괜찮은 세상, 그 자체가 아닐까요?